
홈경기가 끝나고 승리를 즐기기위해 바닷가로 향하는 시내버스에 오르면 어김없이 기사님들은 이겼냐고 물었고 우리는 당연히 이겼다고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버스안의 모든 승객들이 얼굴에 미소를 띄었고 우리는 바닷가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부르며 젊은 밤을 불태웠다.
하지만 모기업인 대우가 악의 손에 공중분해되면서 승리의 불꽃은 점점 사그라들었다. 물론 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고 첫해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호곤감독의 부산아이콘스는 중위권이상의 성적을 내주었지만, 홈경기에 패배하고 대전에 패배하는 등 솔직히 예전의 부산은 아니었다. 그렇게 중위권을 지키던 부산은 '이안 포터필드'라는 악마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점점 K리그의 영원한 패배자, 낙제생의 면모를 띄기 시작했다.
에글리는 이렇다할 기억도 남기지못하고 공격력만 한없이 끌어내려놓고 사임해버렸다. 그리고 결정적 한방을 날린 현 올림픽대표팀 감독 박성화씨 팀을 맡은지 보름만에 짐싸들고 홀랑 도망가버렸다. 이렇게 김호곤감독 이후로 정말 감독운이 없는 부산
그렇다고 마냥 참아야하는게 홈팬의 숙명인가? 최고의 팀을 응원하던 그들은 이제
패배에 익숙해져 4:0으로 참패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있다. 그라운드위에서
그들은 열심히하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열심히 했다며 박수를 쳐주어야하는건가?
엠파스 축구 전문가칼럼을 쓰는 존듀어든씨의 새로운 글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팬들은 어떠한가? 몇 달 전, FC 서울은 6경기 동안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던
적이 있다. 경남이 서울을 3-0으로 꺾었던 날을 기억한다. 경기가 끝나자 서울 선수들은 골대 뒤에 있는 팬들에게 걸어갔고, 팬들은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당시 그 장면을 보던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인상 깊었다고 해야 할지, 실망스럽다고
해야 할지 선수들은 또 다시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패배했지만, 팀의 승리를 기대하며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그들에게 잘했다며 칭찬을 보내주고 있었다.
물론 팬들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팀을 지지하는 모습을 아름답다.
그러나 6경기에서 단 한 골도 못 넣는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쳐줘야만 하는 것일까?
경기력은 형편 없는데…박수는 쳐야하나? 엠파스 축구 전문가칼럼 존듀어든
그라운드위의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라고 말할땐 무얼보고 말하는걸까?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만하면 '열심히' 하는건가? 이렇다할 공격한번 만들지도 못하고 상대방을 쫓아 정신없이 뛰어다니는것도 박수받을 일인가? 존듀어든씨의 말대로 이나라 팬들은 너무 착해서 혹은 바보같아서 선수들에게 야유도 제대로 못한다.
꼭 이겨야만 박수를 받는것이 아니라 내용에 충실한, 팬들이 만족할만한 경기를 펼쳤을때 받는 것이어야 한다. 야유는 상대팀 선수의 정신을 흐릴때도 써야하지만 홈팀의 선수가 정신이 흐려질때도 일침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팀의 돈을 받고 뛰는 선수가 내 팀을 망치고 있다면 당연히 팬들은
화가 나야하는데 화를 내기는 커녕 한두번의 패배에는 끄덕도 하지 않는다.
한국의 팬들은 전부 '착한사람 증후군'을 앓고 있는걸까? 홈팀 선수들에게 못했다고 욕하면 주변에서 당신을 진정한 팬이 아니라고 할까봐 겁먹고 무조건 바보같이 박수쳐주는건가? 당신이 목숨보다 사랑하는 팀, 그팀의 재정을 갉아먹고있는 선수들의
나태함을 방치하는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팬이 아니다.
싸움을 하는 선수들과 오심을 하는 심판 그리고 선수들의 나태한 플레이에 박수로
답하는 팬들이 우리리그 K리그를 병들이고 있다는걸 명심해줬으면 좋겠다!
돈내고 즐기는 팬이여 표현하라!
팬의 특권이자 의무인 표현을 해야 한다, 외쳐라 당신의 불만을!


